[기사 본문] 프롬 소프트웨어가 1997년 PS1으로 발매한 타이틀 ‘아머드 코어’. 해당 타이틀은 육중한 로봇을 조종하는 플레이와 함께 여러 부품(파츠)를 조립하여 자신만의 플레이를 만들어나가는 형태가 특징인 시리즈였다.

플레이 자체의 어려움과 복잡도도 있었지만, 더불어 다채로운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시리즈였고 이로 인해서 꾸준한 팬들이 존재하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마지막 넘버링 타이틀인 ‘아머드 코어 V’이후 10년이 넘게 지난 현재. 오랜 기다림 끝에 ‘아머드 코어 VI 루비콘의 화염’ (이하 아머드 코어 VI)이 오는 8월 25일 발매를 예정한 상태다.

이제 발매까지 약 네 달을 앞둔 시점. 아머드 코어 VI에 대해서 개발진에게 조금 더 많은 내용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약 30분 정도로 시간이 촉박하고 한정되어 있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질문을 전달하고자 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프롬 소프트웨어 마사루 야마무라 감독과 야스노리 오구라 프로듀서의 답변은 아래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 10년 만에 넘버링 타이틀을 내는 만큼,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기대가 클 것 같다.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어디에 가장 신경을 썼고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는가.

오구라 = 전작인 아머드 코어 5 이후, 프롬 소프트웨어는 여러 타이틀을 개발해 왔다. 이들을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그간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파츠를 조합하는 재미. 그리고 특유의 액션을 진화시키는 것으로 화려한 액션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개발을 하고 있다.

야마무라 = 프롬 소프트웨어가 보여주는 액션에 대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여기에는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타파하는 것. 난국을 극복하는 것과 프롬 소프트웨어의 노하우를 살리면서, 아머드 코어 시리즈의 게임 메커닉을 살리고자 했다. 신작과 구작의 노하우를 모두 반영하여, 많은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 플레이를 선보이고자 한다.

배틀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프롬 소프트웨어 다운 입체적인 설계. 그리고 배틀 디자인과 난관을 극복하는 달성감을 중시했다. 다만, 아머드 코어라는 게임과 소울 시리즈는 게임 플레이가 다르기에 개발 시스템이나 게임 메커닉을 답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머드 코어 시리즈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신경쓰는 한편, 기존 노하우를 살려서 개발했다고 보시면 되겠다.


● 기체를 이용하는 다이나믹한 액션이라는 점이 아머드 코어의 지향점 중 하나다. 이 ‘다이나믹한 액션’을 만들기 위해서 게임 디자인적으로 고민한 지점들은 무엇인가.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 답변을 부탁드린다.

야마무라 = 메카만의 입체적이고 다이나믹한 액션은 개발 초기부터 컨셉으로 잡혀 있었던 부분이다. 여기에는 인간 캐릭터로는 불가능한 액션들이 들어가 있다. 공중에서 전후좌우로 움직이고 사격하면서 돌격하는 등 인간으로는 불가능한 움직임을 게임으로 만들어보고자 했다.

개발 중에 재미있었던 부분은 3차원 기종을 하면서 다양한 무장으로 어떻게 연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그 결과, 주로 보스전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좌우 뿐만 아니라 상하로도 움직이는 입체적인 공방이 생겨났다. 플레이어도 화려한 공방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항상 총탄을 넘나드는 상황이 나오는 것이다.

● 아머드 코어 VI에서는 아머드 코어의 본질적인 방향을 짚어본다고 이전 인터뷰 등에서 언급한 바 있다. 개발진이 생각한 아머드 코어 시리즈의 본질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야마무라 = 아머드 코어 시리즈의 본질이라는 측면에서는 어셈블 시스템이 자리한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개발적인 측면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본질은 어셈블. 파츠의 조합이다. 일종의 캐릭터 빌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이를 통해서 자신이 사용할 플레이를 플레이어가 직접 구축해 나가는 것. 이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게임이 제공하는 과제에 따라서 자신을 최적화 하는 프로세스다. 이는 게임 메커닉 뿐만 아니라 기체를 조립하는 즐거움. 더 나아가면 작전을 짜는 즐거움으로 세계관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파츠 조합이 플레이어의 전략을 만들고. 그것이 액션으로 이어지는 형태다.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파츠와 액션의 상호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 이를 구성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

야마무라 = 파츠 조립과 게임 디자인을 결부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기는 했다. 파츠가 방대하므로 하나의 파츠에 액션을 붙이는 것. 무기마다 액션을 제각각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웠다. 

개발 과정에서 서로 상의한 결과, 이동을 관장하는 다리와 액션을 관장하는 무기. 이렇게 두 개에 신경을 쓰게 됐다. 다리 파츠의 이동 액션이나 무기 파츠의 공격 액션은 파라미터의 높고 낮음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형태다. 이렇게 액션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 파츠를 조합하고 이리저리 실험을 해보는 것은 아머드 코어의 가장 큰 재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꽤 복잡해서 적응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적응이 쉽지 않은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능이 있는가.

야마무라 = 여기에는 온보딩(※주 : onboarding,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과정을 의미. 아머드 코어 VI에서는 후술할 샘플 기체 등을 의미함) 이라는 기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있다. 이것이 액션을 강화하는 선택지가 되며, 전략에 유리하겠다는 판단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설계하고자 했다.

아머드 코어는 파라미터가 많은 것이 매력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파츠를 조합하고 컬러링하는 재미가 있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어셈블를 하는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게임 메커닉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어떤 방식으로 어셈블이 진행되는지, 게임 초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서 만들고 있다. 샘플 기체로 어셈블이나 액션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능도 있기에 시리즈를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쉽게 입문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지난 영상 인터뷰에서는 파츠 교체를 공략의 단서를 발견하는 점. 이것이 아머드 코어 VI가 난이도에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플레이어가 전략을 짜게 되는지 보다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으면 한다. 기체 간 상성이 치밀하게 적용이 되는 것인가.

야마무라 = 우선 아머드 코어라는 게임에는 여러 미션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간의 모든 미션이 어려운 게임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게임 내에는 자신의 아머드 코어보다 성능이 낮은 적들이 등장하고 이들을 섬멸하는 것도 아머드 코어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어려운 보스전이나 손맛이 있는 액션을 기대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이해를 하고 있다. 따라서 보스전 면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보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보스 등을 어셈블로 대처하는 구조다. 어떤 보스가 다수의 레이저를 쏘는 것으로 공격을 해오기도 하는데, 이를 피하기가 어렵다면 점프력이 높은 다리 파츠로 변경을 하거나. 부스터를 사용할 수 있는 다리 파츠로 변경하는 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유도 성능이 좋은 바주카를 통해서 레이저가 발사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작품은 보스의 위협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플레이어 각자가 자신만의 해법을 내놓을 수 있는 즐거움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 아머드 코어에는 ‘아머드 코어 잡기’라는 밈(meme)이 있다.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조작이 까다롭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넘버링을 더하고 컨트롤러 체계가 바뀌면서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그럼에도 간단하지만은 않다. 이번 작품에서 조작 체계가 변화가 있는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서포트 기능 등이 있는지 궁금하다.

야마무라 = 일단 아머드 코어 잡기 (AC持ち)라는 밈은 개발팀 내부에서도 확인을 했었다. 그걸 보면서 항상 플레이어들은 개발진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 작품의 조작 측면은 디폴트 기준으로 더 직관적으로 선보이고자 생각을 하고 있다.

버튼 등을 수정하는 커스터마이즈도 가능하지만, 어디까지나 디폴트 기준으로는 근래 프론 소프트웨어의 것들과 비슷한 조작이라고 생각을 해주시면 될 것 같다. 다만, 소울 시리즈와는 차이가 있다. L1과 L2. 그리고 R1와 R2까지. 이렇게 네 개의 버튼에 각기 무기가 할당되어 있다. 이를 전투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손이 바빠질 수 있다.


● 시리즈의 발전상을 보면, 아머드 코어 V에서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5편은 이전 작품과 달리 레이더도 없고 중력으로 인해서 부스트 높이도 제한이 걸린다. 아머드 코어 VI는 이동이나 레이더 등에서 5편 이전에 가까운가 아니면 4편 혹은 3편에 가까운가.

야마무라 =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평균적인 이동 속도라는 측면에서는 5편과 3편 사이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다만, 이번 작품은 적과의 공방이 더 격렬해지고 액션의 완급도 강화됐다. 그렇기에 체감으로 다가오는 순간적인 속도는 시리즈 중에서 가장 빠른 4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더 스릴 넘치는 전투 스피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력과 같은 요소는 5편과 다르게 이전 시리즈처럼 구성되어 있다. 에너지가 남아있는 한도 내에서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다. 레이더의 경우 적의 위치를 더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 준비되어 있는 상태다.

● 아머드 코어 V에서는 멀티 플레이에 조금 무게를 주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아머드 코어 VI의 멀티 플레이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예정인지. 서버 환경을 위한 준비 혹은 전작에 있었던 시즌제 등 운영 계획이 궁금하다. 영상을 보면 스토리에서도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싱글 플레이에서도 협력해 즐길 수 있는 것인가.

오구라 = 일단 멀티 플레이 관련 내용은 추후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인터뷰에서 설명을 드리기가 어렵다. 양해를 부탁드린다.


● 남자의 로망 그 자체. 아머드 코어 V에서 등장한 오버드 웨폰은 이번 작품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가. 몇 종류가 있는지. 대표적인 것 하나 정도 소개를 부탁한다.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특수한 범위 공격도 오버드 웨폰에 들어가는 것인가.

야마무라 = 말씀주신 대로 오버드 웨폰은 확실히 로망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배틀 디자인 측면에서 전투에 사용하도록 채택되지는 않았다. 오버드 웨폰은 아무래도 일격필살과 같은 형태다. 그래서 자신만의 콤보를 만드는 이번 작품의 주안점과는 맞지 않았다. 일격필살보다는 복수의 무기를 조합해서 자신만의 연계와 콤보를 만드는 것에 중점이다.

트레일러의 마지막에 보여주는 스파크 공격 같은 것은 일종의 무기 기믹이다. 이번 작품은 무기마다 기믹이 있는데, 이 중에는 변형이 가능한 기믹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비추어보면, 파츠를 구성하고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재미. 그것은 그대로일 것 같다.

● 미션 방식의 플레이로 보인다. 넓은 필드와 전투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픈월드와 같이 이전 시리즈와 다른 플레이 방식을 고민했을 것 같은데, 스토리 미션을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유지된 이유가 있을까.

야마무라 = 후속작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른 게임 스타일로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었다. 하지만 논의를 거친 결과, 엘든링이나 소울 시리즈와 같이 이동과 탐색이 중심이 되는 타이틀로 만들지는 말자는 결론이 나왔다. 아머드 코어 시리즈는 결국 어셈블에 따라서 캐릭터의 이동 성능이 달라지고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이 시리즈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점프나 부스터를 통한 이동 속도를 고민하도록 디자인이 되어 있고 이러한 파츠 조합에 따라서 도달 고도와 속도가 달라진다. 이러한 점에서 탐색이라는 요소와 아머드 코어의 게임 플레이가 맞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아머드 코어 VI는 어셈블을 이용해서 미션을 즐기는 식으로 개발하자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길이 없어도 갈 수 있다는 아머드 코어만의 매력은 거재하다. 입체적이고 고저차가 많은 맵을 다이나믹하게 이동하는 스타일을 그대로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이동과 함께 치밀하게 제작된 맵을 구석구석 탐색하는 것에서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